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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시 갑상선암 환자수 매년 늘어나, 보건당국은 '문제없다'

국가산단의 공해와 연관성 의심스럽지만 역학조사에선 빠져

  • 입력 2016.09.03 20:14
  • 수정 2016.09.07 15:46
  • 기자명 정병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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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5년간(2011년~2015년) 여수지역 갑상선암 환자수가 매년 2백~3백여 명씩 급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자는 지난달 18일, 건강보험심의평가원을 통해 2011년부터 2015년까지 여수, 순천, 광양, 남해지역의 갑상선암 환자수 와 혈액암(백혈병) 환자수의 통계 자료를 받았다. 이 자료(건강보험심사 결정분 기준 작성)에 의하면 여수지역의 갑상선암 환자수는 2011년 2880명, 2012년 3216명, 2013년 3415명, 2014년 3624명으로 매년 2~3백여 명씩 꾸준히 증가하다가 2015년에 이르러 3586명으로 108명이 줄어 조금 주춤한 추세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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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갑상선암 전남동부 및 남해의 감상선암 환자수
ⓒ 정병진

 

지난해 여수의 갑상선암 환자수는 인근 순천의 2.3배, 광양의 12배, 남해에 비해서는 무려 137배 높은 수치이다. 이처럼 여수지역의 갑상선암 환자수가 높다는 사실은 건강보험심의평가원이 공개한 2003년부터 2006년 자료에서도 이미 나타나 보건 당국의 대책 강구 요구가 빗발친 바 있다. 하지만 2006년 이후 5년이 지난 2011년부터 2015년까지도 갑상선암 환자의 급증하는 추세가 여전히 지속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혈액암(백혈병) 환자수는 순천지역에 비해 다소 적은 수치를 보이고 있으나 광양과 남해에 비해서는 7~15배가량 높은 수준이다. 건강보험심의평가원에서는 "이번에 공개한 갑상선암과 혈액암(백혈병) 환자수가 실제 해당 지역의 환자수와는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음을 감안해야 한다"고 밝혔다. 가령 여수지역에서 백혈병 환자가 발생했다고 하더라도 다른 지역의 의료기관에 가서 진료를 받으면 여수지역의 통계에서 빠지게 되고 그 반대의 상황도 가능하다는 이유다.

그러나 보통은 해당 지역 사람이 가까운 의료기관을 이용한다는 사실에 비추어 볼 때 여수지역의 갑상선암 환자 발생 수가 인근 지역들에 비해 눈에 띄게 높다는 사실은 주목할 만하다. 실제로 2일 오후, 기자가 갑상선암 치료로 유명한 여수의 한 병원을 방문해 병원 관계자에게 "여수지역과 타 지역에서 갑상선암 치료를 위해 찾아오는 비율 중 어느 지역 사람이 많은지" 묻자 그는 "여수지역의 환자가 더 많다"고 확인해 주었다.

여수시보건소 이공춘 검진팀장은 지난달 18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여수지역 갑상선암 환자수가 높은 원인에 대해서는 화순 전남병원 암센터에서 2012년부터 2014년까지 3년간 역학조사를 실시하였으나 다른 지역과 별 차이가 없다는 결론이 났다"고 하였다.

역학조사 결과 여수지역의 한 종합병원이 암 검진 의료 장비를 새로 들여와 옛날에 발견하지 못한 갑상선암을 많이 발견하였고, 의료진이 의욕적으로 진료 활동을 펴서 갑상선암 발견률이 타지역에 비해 높았다는 결론을 얻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역학조사에서 여수산단에서 발생하는 공해와의 연관성 조사가 이루어졌는지 묻자, "역학조사에서 공해문제는 포함 안 돼 있었다"며 "그것은 여수시 기후보호과에서 조사하고 있을 것"이라고 하였다. 갑상선암 환자수 급증과 산단의 공해의 연관성에 대해 여수시보건소가 추가 조사를 해야하는 거 아니냐고 하자 "이미 역학조사를 했기에 현재로써는 추가로 역학조사를 할 필요가 없다고 결론을 얻었다"고 말했다.

한편 '암 역학 저널'(Journal of Cancer Epidemiology) 2013년 4월호에서는 "세계의 갑상선암 발생 증가" 문제를 다룬 글에서 "산업화된 생활습관에 의한 환경적인 발암물질이 갑상선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지적한다. 특히 지난 10년간 인류가 "석면, 벤젠, 포름알데히드, 살충제, 비스페놀 A(BPA), 폴리 염화비페닐(PCB), 할로겐화 방향족 탄화수소(PHAHs) 등 각종 암을 유발하는 환경 오염원에 갈수록 더욱 노출되었다"며, 갑상선암이 급증하는 요인 중 하나로 환경 오염의 문제를 제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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